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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불교의 태동지 도리사를 찾다


도리사는 아도화상이 지은 신라 최초의 가람이다. 해발 691m의 산 중턱에 위치한 고색창연한 건물과 사적들이 주위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멋진 자태를 자랑한다. 특히 화엄석탑 옆으로 난 쪽문으로 나가면 보이는 좌선대의 풍경이 장관이다. 아도화상이 도를 닦았다는 좌선대는 네 개의 자연석이 받치고 있으며, 멀리 굽이치는 낙동강과 넓은 해평 들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수려한 풍광을 지닌 곳 

  • 도리사는 아도화상이 조성한 신라 최초의 사찰로, 가을이면 주변이 온통 단풍으로 물든다.

도리사는 낙동강의 동쪽 해평면 송곡리 태조산에 위치해 있다. 그 유래는 신라 눌지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최초로 불교를 전하던 아도화상이 불교 포교를 위해 서라벌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냉산 동남쪽 기슭에 겨울인데도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만발해 있어 그곳에 절을 짓고 도리사라 했다.

도리사 입구를 지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사찰 길이 시작된다. 45도가 넘는 경사진 길을 30분 정도 올라가면 불타버린 옛 도리사 절터가 보이고, 계속해서 끝자락까지 오르면 예전 도리사의 부속 암자였던 금당암을 중심으로 증축을 거듭한 현재의 도리사를 만날 수 있다. 이윽고 도리사에 다다르면 왜 도리사가 수려한 풍광을 지닌 곳으로 유명한지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적멸보궁의 마지막 계단까지 올라 바라보는 전경은 숨을 멎게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주위의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풍기는 소나무 향까지 더해지면 몸과 마음의 진정한 보금자리를 찾은 듯하다.


 

적멸보궁, 화엄석탑 등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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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사에 모셔져 있는 석가세존의 진신사리와 그 앞에 있는 적멸보궁. 

도리사의 수려한 풍광 품에는 세존사리탑이 들어서 있다. 세존사리탑은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할 때 모셔온 세존의 진신사리가 봉안돼 있던 곳으로, 사리가 들어 있던 금동육각사리함은 국보로 지정돼 현재 직지사 성보박물관에 위탁 소장돼 있다. 그 아래로는 설선당을 중심으로 삼성각, 극락전과 사이좋게 서 있는 도리사 화엄석탑이 있다. 보물 470호로 지정된 도리사 화엄석탑은 고려 시대의 석탑으로 우리나라 석탑 가운데 같은 유형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로 유명하다. 기단 위에 판석을 깔고 그 위에 석탑처럼 작은 석재로 탑신부를 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미타여래좌상을 모신 극락전은 조선 후기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며, 삼성각에는 아도화상의 화상이 봉안돼 있다. 극락전을 지나면 보이는 아도화상 좌선대는 아도화상 사적비 앞 명당에 있다. 아도화상이 좌선했다는 좌선대에서는 낙동강과 그 옆의 넓은 들판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사색하기 좋은 곳이다. 거기에 주위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영향으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달아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흘러넘치는 샘물같은 믿음-전모례가정

  • 경북 구미시 도개리 전모례가정은 신라 아도화상이 최초로 불법을 전한 유적지이다.

도리사 인근에는 신라의 불교 전래와 관련된 또 한 곳의 유적이 있다. 도개면 도개리에 아도화상이 주민들에게 불법을 전했다고 하는 우물 '전모례가정'이 그것이다. 그 이름은 아도가 머물렀다는 모례장자라는 사람의 집에 있었던 것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모례장자는 신라 눌지왕 때 고구려의 승려 묵호자가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신라에 왔을 때 집 안에 굴을 파서 3년 동안 묵호자를 숨겨준 사람이다. 소지왕 때도 아도가 시자 3인을 데리고 신라로 왔을 때 자기 집에 머무르게 하고 불교 신자가 됐다고 한다. 길이 3m의 직사각형 석재로 큰 독 모양으로 돌을 쌓아 만들었으며 밑바닥을 두꺼운 나무판자로 깔아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 모례장자는 도리사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아도화상을 3년간 숨기며 물적 지원을 했다는 것도 그렇지만, 아도화상이 훌쩍 그의 집을 떠났을 때의 일화도 의미심장하다. 시자 세 명과 함께 5년을 머무른 뒤 훌쩍 떠나는 아도화상은 모례장자에게 '나를 만나려거든 칡순이 내려올 때 그를 따라오라'는 말만 남겨뒀었다. 그해 겨울, 모든 식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과연 칡순이 모례장자의 집 문턱까지 들어왔다. 이를 따라간 모례장자가 만난 것은 도리사를 세우려는 아도화상이었다. 곡식 두말만 시주해 절을 세우는 것을 도와달라는 말에 모례장자는 흔연히 곡식 두말을 부었지만 어쩐 일인지 곡식 두섬을 부어도 망태기는 차지 않았다. 결국 전 재산을 희사해 도리사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이 전모례가정에도 내려오는 것이다. 

지금도 물이 퐁퐁 솟아나오는 이 전모례가정에서는 위와 같은 이야기가 제각기 다른 버전으로 몇 가지 내려온다. 아도화상이 모례장자의 집에서 머슴을 살았다던 이야기도 있고 더 부자가 되고 싶었던 모례장자가 이 우물을 팠다가 재산이 줄줄 새어나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부자였던 모례장자의 집은 간데 없없지만, 지금도 1500년 전의 샘물은 여전히 찰랑거리며 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도리사의 가을, 길목 곳곳 단풍 물이 곱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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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리사의 가을, 길목 곳곳 단풍 물이 곱게 들었다.
  • 단풍과 어우러진 도리사의 모습이 아름답다.
  • 도리사 입구의 은행나무 또한 가을 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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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화상이 조성한 신라 최초의 사찰, 낙동강 태조산 도리사! 도리사를 체험하고 싶다면 경상북도 구미시로 떠나보자~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9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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